외로운 밤 Lonely Blue Night

.한 중국 중산층 가족이 두 차례 중요한 손님을 맞는다. 첫 번째 손님은 미국으로 홀로 홈스테이를 떠날 딸아이가 머물 집 호스트들이다. 낯선 타인과의 첫 대면이라 그들 사이에는 어색함이 감돈다. 엄마는 내심 머나먼 타국에서 혼자 지낼 딸이 걱정이다. 반면, 아빠는 딸이 미국 사립학교에 들어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이 엇갈린 우려와 기대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은, 두 번째 손님맞이에서다. 아버지의 미국인 사업 파트너들과의 저녁 식사. 가족들은 그들의 무례한 요구에도 어떻게든 끝까지 호응하려 애쓴다. 겉으로는 흥이 오른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족 저마다의 마음에 동요가 일고 있다. 중국계 미국인 존슨 쳉 감독의 〈외로운 밤〉은 중식당에서 벌어지는 짧은 일화들을 묶어내 한 가족이 직면한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짜임새 있게 그려낸다. 아직은 오지 않은 시간, 누구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더 나은 미래. 그 꿈을 향해 타지로, 타인으로 시선을 돌려야 하는 이 가족의 초상이다. 그런 그들의 이 밤은 애잔하고 애틋하게 깊어간다.
(2022년 제10회 디아스포라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