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개 짖는 소리 Mid-Afternoon Barks 下午狗叫

제1장: 마을과 이방인. 양치기가 지나가다 마을을 발견한다. 밤이 깊어오고, 그는 하룻밤을 지낼 여관으로 들어간 다. 또 다른 이방인이 그의 옆 침대에 눕고 둘은 잠이 든다. 여관 주인이 둘을 깨워 자기 전 동쪽 마당에 기둥을 세우라고 한다. 다음 날 아침, 둘은 마당으로 나가 기둥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어제의 일이 꿈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양치기는 또다시 잠에서 깨어난 다. 그는 옆 침대가 비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꿈 속에서 또 꿈을 꾸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제2장: 도시, 나무, 전기공 어느 흐리고 눈보라가 치는 날, 낯선 도시에서 중년의 남자 셋이 걸어가고 있다. 그들은 호 수 옆의 공터에 도착한다—그들이 찾고 있었던 곳을 찾은 듯 하다. 그들은 삽으로 땅을 파 기둥을 세운다. 한 전기공이 한적한 길가의 벤치에 앉는다. 그가 밥을 먹는 동안 이상한 젊은 남자가 그를 방해하고 버려진 공사현장으로 그를 데리고 간다. 전기공은 낚시꾼이 있는 호숫가로 걸어 가 강에 돌을 던진다. 꿈에서 깨고, 전기공은 여전히 벤치에 앉아 있다. 제 3장: 수박과 농부 어느 무더운 날 농부가 수레에서 수박을 팔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들른다. 그 중 몇몇은 예 술가로 보이고, 몇은 일꾼들, 몇몇은 수박 한 통을 사고, 몇몇은 한 조각만 산다. 농부는 수박을 훔치려는 작은 꼬마들을 주시해야 한다. 어느 날 그가 수박을 팔던 곳으로 오자 기 둥 하나가 세워져 있다. 의아해 하며 쳐다보던 그는 조금 후 다시 수박을 팔기 시작한다. 아무 일도 없고 기둥도 그대로 있다. 조금 후 전기공 둘이 수박 농부에게 비키라고 한다. 수박 농부가 그들을 쳐다보는 동안 하 나가 기둥 위로 올라간다. 전기공은 전깃줄을 설치하고 저 멀리 같은 기둥들이 하늘로 치솟 아 있다. (시네마 디지털 서울 2007)

연출의도

영화는 3막 연극과 같이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커튼이 올라가는 순간의 황홀함을 믿는다. 그리고 씬 너머에 담긴 비전에 확고한 신념이 있다. 장면들은 간소하고 순수하며, 에너지로 넘쳐난다. 장면들은 본질적으로 스토리가 아니다. 오히려 ‘스토리의 혼’에 가깝다. 세 이야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관계를 이루고 있는 세 쌍둥이다. 이 영화의 시각적 스타일은 유동적이고 고요하다. 예기치 않은 일을 만들어 내는 데에, 또 유머에, 그리고 복잡하지만 아름다운 감정에 주의를 기울였다. 나는 ‘부조리’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이 영화의 상황 속에서, 이 개념은 구식이고 모호하기 때문이다. 세가지 이야기가 얽혀있는 방식은 일상의 존재성을 능가하는 이미지의 총합체를 암시한다. 인물들의 행동은 주어진 상황에 대한 그들의 태도와 관점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나는 영화는 스스로의 생명과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곧고 고요하게 흐르고, 때로는 굽이쳐서 방향을 바꾸어 흐른다. 감독은 그저 물결에서 튕겨진 물방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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